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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원 예산 삭감에 반대합니다!

김** 2013.01.22 조회수 : 536

우리는 앞으로 부마민주항쟁을 어떻게 기억할 수 있을까요?


1979년 10월 유신 독재에 맞서 마산과 부산의 시민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저는 제가 태어나고 자란 부산에서 이런 항쟁이 있었다는 사실을 고등학교 1학년이 돼서야 겨우 알았습니다. 민주공원에서 주최하는 전국청소년논술토론한마당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민주공원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가 너무 늦게 부마민주항쟁을 안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합니다.


민주공원은 높은 언덕 위에서 부산의 민주주의 성지를 내려다보며 부마민주항쟁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교과서에 한두 줄 나오고 마는 지나간 역사가 아니라 부산 시민 곁에서 살아 숨 쉬며 민주주의와 민주 시민이 어떤 존재인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멋진 횃불 조형물이 서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잘 갖춘 상설전시관과 다양한 주제로 시민을 찾는 작은 전시관이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어린 아이부터 나이 많은 어른들까지 자연스럽게 함께 어울리는 공원이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횃불 조형물의 의미를 알려주고, 전시관을 기획하고 안내하며, 아이와 어른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직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이 있기 때문에 민주공원은 활기차게 살아 있을 수 있습니다. 민주공원 직원이자 활동가 18명이 한 해 동안 부산 시민 30여만 명이 찾는 40여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홍보하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직원과 부산 시민이 함께 민주공원을 부산 지역의 소중한 민주주의 배움터로, 놀이터로, 민주와 문화가 어울리는 광장으로 꾸려가고 있습니다.


민주공원을 살아 숨 쉬게 하는 직원에게 합당한 임금이 주어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이 내는 세금을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알뜰살뜰 운영하자는 원칙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인건비를 78.8%나 삭감한다는 시의회의 결정은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직원 한 명당 연봉이 3000만원이라고 놓고 계산해보면 18명 중 15명을 해고하고 3명만 정규직으로 채용할 수 있습니다. 3명이 18명의 몫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노재갑 의원의 예산삭감관련 해명 자료도 읽어보았습니다. 제일 높은 액수일 것이 뻔한 관장의 월급을 악의적으로 반복해서 거론하는 방식은 너무나 치졸합니다. 운영비와 사업비는 줄이지 않았는데 왜 운영을 못 하고 사업을 못 하냐는 주장을 읽고 이 사람이 과연 상식이 있는 사람일까 의심까지 들었습니다.


지금 부산 지역의 많은 단체와 많은 예술가와 많은 시민이 민주공원의 예산 삭감에 반대하며 추가 예산 집행을 주장하는 이유는 부산의 민주주의가 이대로 교과서 한두 줄로, 사람의 온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형식적인 건물로 남아버릴까 걱정스럽고 무섭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 지역 부산에서 민주주의가 계속 시민과 함께 숨 쉬고 고민하고 기뻐하고 슬퍼했으면 좋겠습니다. 살아 있는 민주공원을 죽이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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