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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원 예산삭감에 대한 유감의 의견입니다.
서** 2013.01.03 조회수 : 6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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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경남 김해와 양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또 배워가고 있는 국어교사입니다. 경남에서 나고 줄곧 자란 저에게는 부산이라는 곳이 늘 선망의 공간이었습니다. 부산이라는 곳은, 때로는 믿음직스러운 지인들이 장승처럼 척추처럼 우뚝 지켜주고있는 공간이기도 했고, 때로는 꿈꾸는 희망이 부산바다처럼 넘실넘실대며 제 가슴을 설레게하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부산에서 사람들을 만나왔고, 공부를 해왔고 또 꿈을 꾸어왔습니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공간이 바로 민주공원,이란 곳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민주공원의 존재는 저와 저같은 많은 교사들, 아이들에게 위에서 말씀드린 두가지, 바로 '사람'과 '희망', 그것들을 합한 곳이었습니다. 작년(2012년)에도 제자아이와 함께 민주공원을 두어 차례 찾은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제자아이와 저는 우리나라 현대사의 아픈 기억을 생생하게 교감했고, 제 3세계 공간을 담아낸 한 사진작가의 전시사진에서 우리자신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분명하게 목격했습니다. 정체성 공부에 있어 이보다 더 여실하고 분명한 산 교육장이 있을 수 있을까요. 아쉽게도 경남권에는 거의 없습니다. 민주공원의 존재를 알게된 것은 아마도 재 교직생활의 초창기(2000년대 초반)로 거슬러 올라갈 겁니다. 그때 민주공원의 큰 마당에서 함께한 한 마당놀이극의 체험은, 두고두고 사람에 대한 고민과 세상에 대한 애정을 길어올리게 해준 두레박같은 경험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도 간혹 학생연극을 비롯한 많은 공연과 전시들에서 학교생활 및 인간관계의 중요한 에너지를 얻고갈 때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은 비단 저 뿐만이 아니라, 또 부산지역에 있는 교사, 학생들 뿐만이 아니라 부산 인근의 경남권역에 있는 많은 교사, 학생들에게도 충분히 있어왔다고 자부합니다. 민주공원은 그야말로 소중한 교육과 소통의 공간이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 걸까요. 대체, 부산이란 곳에서, 민주공원만큼이나, 인간과 역사, 그리고 문화와 민주주의에 대해 치열하고 성숙하게 고민하는 곳이 있습니까. 그곳만큼 숭고한 마음을 갖게해주는 공간이 있습니까. 저는 그러한 소중한 곳의 운영재정비를 53%나 삭감한다는 시의회의 조치를 듣고, 깊은 절망감을 느꼈습니다. 저의 학교도 경기가 안좋아 작년보다 예산이 얼마간 삭감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삭감정도는 한자리 수 정도입니다. 무려 절반을 넘어 53%나 삭감을 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해왔던 질좋고 풍요로운 민주공원 운영의 발목을 잡아버리겠다는 뜻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으며, 또 장기적으로 민주공원을 폐쇄하겠다는 의도를 미리 보여준거와 다름없다고 판단합니다. 벌써 예산 삭감으로 인해 새해부터 청소, 경비직원 4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직원들도 50%의 임금삭감이나 해고와 같은 구조조정에 힘들어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시, 공연 등 운영프로그램도 축소 및 폐지를 피할 수없게 되겠지요. 참으로 유감스럽고 또 안타깝습니다. 민. 주. 공. 원. 부디, 교사들과 학생들의 역사 및 문화체험 공간을 지켜주십시오. 민주공원을 살려주십시오. 민주공원은 절.대. 이.제. 부산만의 공간이 아닙니다. 부산민들과 우리들의 공간을 지켜주십시오. 부디, 예산의 조속한 원상회복을 원하는 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