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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의 부지매 농성일기
부** 2006.05.02 조회수 : 8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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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의 부지매 농성일기
(2006. 5. 2.) 4월 27일 목요일 오전 11시 52분 - 서재관 비가 오면 가뭄의 목마름을 씻어주기라도 하듯 저녁 촛불문화제가 취소되어 부지매 동지들 이 조기 퇴근을 한다. 어젠 비가 왔다. 오후 3시 지하철 대합실 선전전을 마치고 나니 제법 빗방울이 굵어졌다. 수석의 빠른 판단 하에 조합원들은 집에 꿀단지를 모셔놓은 듯 빠른 동작으로 하나 둘 사라졌다. 이대경, 이용재 동지와 함께 노포동 지하철 노조 사무실로 향했다. 미리 성미 동지가 찍 어 놓은 전단지를 건네받고 돌아오는 길 시청천막에 들러 대합실 선전전 때 사용할 엠프 를 차에 실었다. 만삭이 된 미은 동지가 홀로 천막을 지키고 있었고 문호 동지가 곧 왔 다.(천막사수조)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라 더욱 반가웠고, 홀로 천막을 지키고 있는 동지 들을 보니 안타까운 생각도 들었다. 동지야, 조금만 참고 힘내자. 우리의 고지가 멀리 있지 않구나. 비가 오는 관계로 농성장 바로 옆 인테리어 목공노조 승합차와 일반노조 차량에 3명이서 나눠 타고 잠을 청했다. 그 사이 성미 동지와 이정훈, 서성협 동지가 왔다가 막차 시간 에 맞춰 집으로 가셨다. 비오는 날에도 우리들을 잊지 않고 연대해주시는 지역의 동지들 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을 전한다. 4월 28일 금요일 - 이기선 어제는 부산시장 후보 한나라당 경선일이었다. 이전에는 허남식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 보 였으나 경선이 계속 연기되면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65%의 지지 로 허남식 후보의 당선. 부지매의 입장에서 본다면 허 후보의 당선이 다행으로 여겨진 다. 여태까지 그를 상대로 싸웠으니 다른 후보가 당선되었다면 처음부터 다시 싸워야 하 지 않겠는가. 그런데 청년실업을 양산하고 이에 대해 책임이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노 동자의 삶이나 서민들의 생활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허 후보의 당선이 부지매 이외에도 지 역 노동자들과 서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생각해보면, 내 소견이 짧게만 느껴진다. 제발... 허남식 시장이 정신 차려서, 부지매 가 고용승계 되고,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온전히 돌아가고 싶다. 최근 황사와 매연, 먼 지에 마른 기침이 떠나질 않는다. 어떻게 하면 잠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밤이 아닌 행 복한 미래를 꿈꾸는, 내일을 소망하는 밤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4월 29일 오전 - 정효중 어제는 집중집회를 하지 않고 국제 모터쇼가 열린 벡스코에서 시민 선전전을 펼쳤다. 벡 스코 안에서 방송차를 켜고 선전전을 하는데 벡스코 직원이 와서 여기는 사유지니까 나가 라고 하였다. 집회신고도 상관없다는 투였다. 경찰이 일부러 그곳만 뺏는지 집회신고가 광장에만 되어 있지 않았다. 한 발 물러나 주차장에 방송차를 세워놓고 방송을 하고 유인 물을 배포했다. 벡스코 선전전 후 노동청 집회에 참석하고 일정이 있어서 아이온 시티 농 성장으로 돌아왔다. MBC에서 취재를 나왔다. 수석이 인터뷰를 하고 있는 동안 나는 멀찌 감치 떨어져 망치를 들고 부지매 선전용 입간판을 보수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카메라를 들 이대는 바람에 당황스러웠다. 어젯밤 오지 않은 잠을 겨우 청하며 잠시 이런 생각을 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이 것들이 뭐시라고. 나에게 남은 건 오로지 투쟁뿐인 거 같다. 오늘도 투쟁이다. 투쟁! * 4월 29일 2006메이데이문화제 개막토론회 “부지매 투쟁을 통해 본 기계자동화와 고용불안에 대한 대응”이 인권위원회에서 열렸습니다. 일본인 노동운동가를 비롯해 학생들, 뜻을 함께하 는 분들이 참석하여 뜻 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늦은 오후에 2006메이데이문화제 부지매 투쟁 연대마당이 서면 아이온시티 농성장에서 있 었습니다. 많은 동아대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펼쳐진 문화제는 노숙 농성장에 더욱더 활기가 샘솟도록 만들었고 7층에 있는 허남식 시장을 기죽이기에 충분하였습니다. * 5월 1일 오후 12시 아이온시티 노숙농성장에서는 116주년 메이데이 정신 계승제가 진행되었습니 다. 앞서 가신 열사 영전에 헌화를 하고 고개 숙이며 다시금 다짐을 합니다. 열사의 정 신을 헛되이 하지 않겠노라고. 이후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에서 주관하는 116주년 노동절 기념 ‘부산노동자대회’에 참 여하였습니다. 각 단위에 많은 지역 노동자들이 모여들어 116주년을 맞은 메이데이의 참 의미를 되새겼으며, 열사정신계승! 비정규 권리보장입법쟁취! 노사관계로드맵분쇄! 한미 FTA저지! 무상의료무상교육쟁취!를 향한 목소리를 드높였습니다. 결의대회 후 열린우리당 당사 앞을 지나 허남식 선거사무실이 있고 부지매의 노숙농성장 이 있는 아이온시티 건물 앞까지 행진을 하였습니다. 4차선 도로를 가득 메운 동지들의 물결에 7층에 있는 허남식 시장이 겁먹고 다시금 야반도주하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였 습니다. 끝까지 남아 부지매의 투쟁에도 큰 힘을 실어 주신 지역 동지들에게 다시한번 감 사함을 전합니다. 메이데이 문화제가 끝나며 그 많던 인파는 썰물처럼 있던 그 자리로 가버렸지만 우리 부지 매 동지들은 끝까지 남아 매일 저녁 그랬듯이 조촐하게 촛불문화제를 가졌습니다. 그 즈 음 아버지뻘 되시는 나이 많은 노동자가 지나가다말고 촛불문화제를 유심히 지켜보셨습니 다. 온갖 설욕을 당하며 일 해온 그 세월이 너무도 억울하신 모양이었습니다. 두 주먹 불끈 쥐며 부탁하셨습니다. 내 자식 같은 여러분은 자신처럼 그렇게 살지 말라고. 열심 히 싸워달라고. 한명 한명의 눈을 마주치며 거듭 부탁하시던 그 분의 모습이 못내 쓸쓸 히 기억 속에 남습니다. 부산일보 5월1일자 기사 옮김>> “꿈을 접을 수 없어요” 언제부턴가 그들을 \ 부지매\ 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부산지하철 매표소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을 줄인 말이다. 어감만은 자갈치 아지매를 연상시키듯 친근했다. 하지만 부산시와 교통공사는 영 불편해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일부터 시작된 이들의 천막농성장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외면한 채 주차장 주 차원이나 경비원 등의 또 다른 비정규직을 알선해 주겠다는 협상안을 제시한 게 전부였 다. 황모(26)씨는 \"대학 졸업 뒤 첫 직업이 지하철 매표원이었다\"면서 \"하루종일 표를 팔면서 도 정규직이 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으나 이젠 앞날이 캄캄할 뿐\"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부지매들은 지난해 9월 지하철 경영 합리화 조치로 매표소가 무인화되면서 일방적인 해고 통지서를 받았다. 103명의 해고자 중 대부분은 생계를 위해 뿔뿔이 흩어지고 지금은 24명만이 남아있다. 부산시청 앞에서 시작된 천막농성은 지난 3월 29일부터 서면에서 노숙농성으로까지 이어지 고 있다. 지난해 해고될 무렵 임신을 했던 한 부지매는 이달 중순 아이를 출산한다. 만삭인 그녀는 그래도 무거운 몸을 이끌고 현장을 지키고 있다. 힘없는 노동자들이 살길은 단결뿐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왜 또 농성을 하나\"라는 눈빛으로 무관심하게 지나치는 시민들에게 가슴아파하다가도 혹 음료수라도 건네주며 \"힘내라\"는 격려의 말을 해줄 때는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 스티로폼 위에 침낭만을 달랑 덮어쓰고 잔 지도 벌써 140여일. 그나마 이들에게 위안(?)이 라면 날씨가 풀려 잠을 자기가 한결 수월해졌다는 점이다. 봄이 온 지 오래지만 아직 이들에게는 봄이 오지 않았다. [항의 글 올리기] 부산시 홈페이지 http://www.busan.go.kr/ 부산교통공사 홈페이지 http://www.subway.busan.kr 부산시장 홈페이지 http://www.lovebusan.co.kr/ [부지매 활동 보기] 부지매 다음카페 http://cafe.daum.net/Busansubway [고용승계 투쟁 296일째 / 부당해고 234일째 / 천막농성 152일째 / 노숙투쟁 35일째] 부/산지역 일반노조 지/하철 비정규직 매/표소 해고노동자 현장위원회 (부지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