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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6일 3.5차 부지매 고용승계 쟁취 결의대회

부** 2006.04.07 조회수 : 869

4월6일 3.5차 부지매 고용승계 쟁취 결의대회
(2006. 4. 6.)


늘 집회가 마치면 걷던 시청앞 광장에서 서면까지의 행진이 오늘은 없습니다.
맛있는 식사 뒤의 깔끔한 디저트가 빠진 것 마냥 왠진 허전함 느낌이 듭니다.
시청앞 광장에서 서면으로 오는 그길...

벌써 몇 번 인가 이 길을 걸어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여름 뜨거운 뙤약볕 아래 손부채질로 더위를 이기며 현기증 같은 아지랭이 피어오르
는 이 길을 동지들과 함께 걸어왔었고, 한겨울 매서운 칼바람마저도 힘찬 팔뚝질로 이기
며 또한 지금의 동지들과 함께 걸어 왔었습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길도 서로 우산이 되어주며 그렇게 함께 걸어 왔습니다.
이제는 걷는 일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일이 되어버린, 다섯 걸음 걷고 한 번 절하는 무
릎걸음도 마다하지 않고 우리는 이 길을 그렇게 걷고 또 걸어 왔습니다.
혼자라면 감히 엄두조차 낼 수 없는 길을 걸어 왔습니다.
함께였기에 여기까지 올수 있었습니다.
참 많이 걸었고 너무 오래 걸어 왔습니다.
얼마나 더 걸어야 할까요.
얼마나 더 걸어야 우리는 상식이 통하는 세상과 만나게 될까요.
얼마나 더 오래 걸어야 우리는 비정규직 이라는 서러운 이름을 떼어낼 수 있을까요.
그렇게 걸으면서도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는 일은, 차도를 걷는 우리를 바라보는 인도를 걷
는 사람들의 시선입니다.
한 발짝만 내디디면 거기가 차도이건만 우리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무관심 아니 무기력한
시선들.. 나 또한 저 길에 서있었다면 저들과 다르지 않는 시선으로 또다른 나를 무기력하
게 바라보고 있었겠지요.
데모 한번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경찰들과 맞서 싸우는 모습은 꿈에서도 상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대단한 삶을 꿈꾼 것도 아니었고, 거창한 걸 욕심낸 것도 아니었습니다.
새벽부터 이어지던 하루 열 시간 노동에 한달 백만원이 채 안되던 임금.
가진 자들이 보기엔 비웃을 가치도 없을 그 소박한 삶을 다시 이어가게 해달라고
우리는 생애 가장 혹독한 겨울을 지냈고, 생애 가장 서러운 봄을 맞습니다.
우리가 처음 투쟁을 시작할 때 찍었던 사진들을 보노라면 어쩔 수 없이 가슴속에서
낯선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를 듣습니다.
반팔 옷을 입고 찍은 사진들. 몇 장을 넘겨보면 어느 새 옷들은 긴팔이 되고, 그 위에 겉
옷이 걸쳐지고 그 겉옷들이 파카가 되고 목도리에 털모자까지 중무장을 한 모습들..
이제 또다시 두꺼운 옷들을 벗고 작년에 입었던 옷들을 다시 꺼내 입어야 할 계절이
돌아올 만큼의 길고 힘겨운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변한 건 옷차림보다는 우리들의 표정이고 세상을 보는 시선들일 겁니다.
숫자만으로도 축복받은 나이라는 스물 여섯살이 겪기엔 너무 아픈 시간들이었습니다.
공단에서 허남식의 선거사무실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무수한 싸움들을 겪으며 어쩌면 우리
는 세상과 싸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흔 아홉개를 가진 자들이 하나를 더 가지기 위해 노동자의 생존이나 자존감들을
쓰레기처럼 버리는 세상. 싸우지 않으면 그 하나마저 지킬 수 없는 세상.
차별이 분열이 되고 그 분열의 결과가 결국은 노동자에게만 고통으로 돌아오는 세상.
860만을 헤아리는 비정규직을 만들어내고도 더 많은 비정규직을 만들어내기 위한 법을
만들겠다는 세상.
애초부터 일등과 꼴등이 정해진 게임에서 그 경쟁에서 뒤처진 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그
죽음에 대해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세상.
그래서 우리들의 싸움은 이다지도 길고 힘겨운지도 모르겠습니다.
길어도 일주일이면 끝날 줄 알았던 천막농성이 130일을 넘어섰고, 비가 오면 곳곳에 눈물
처럼 비가 새던 천막도 호강이라 새벽에 일어나면 머리도 신발도 이슬에 축축히 젖는 노숙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그나마 비와 바람을 힘겹게 막아주던 얇은 비닐막 하나마저 걷어내고 알몸으로 벌판에 선
듯한 노숙농성을 시작했습니다. 자고나면 밤새 싸운 것처럼 온몸이 두들겨 맞은 듯 아프
던 천막생활이 그리울 만큼 노숙투쟁은 또 다른 한계상황과의 싸움입니다.
청춘도..꿈도..미래도..일상마저도 지금은 모든 게 유예되어 있습니다.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떠는 일, 맨날 싸우고 밟히느라 새카매진 운동화를 빠는 일, 노숙농성
장 코앞에 있는 커피숖에 들어가 우리도 옛말하며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 일, 일요일이면
산에도 가보고 벚꽃이 예쁠 경주도 가보고, 이 싸움이 끝나는 날 난생처음 비행기 타고 제
주도 여행을 가보는 일, 그리고 꽃을 봐도 하늘을 봐도 무심한 사람들의 눈길 앞에서도
더 이상 서럽지 않은 일. 지금은 모든 것들이 산산히 조각나 있지만 미래마저 부서진 채
맞이할 순 없겠기에 우리들은 언제 어디서 끝나게 될지 모를 길 위에 다시 발걸음을 내딛
습니다.
길은 처음부터 거기가 길은 아니었을 겁니다.
누군가가 걷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 곳은 길이 되었을 것이고 처음 그 길을 걷기 시작한 사
람은 수많은 망설임 앞에서 혼란스러웠을 것이고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막막함에 수없이 주
저앉고 싶은 순간들을 견뎌가며 걷고 또 걸었을 겁니다.
지금은 풀 한포기 없는 황량한 사막 같은 길을 걷지만 뒤에 오는 누군가는 꽃도 보고 나무
그늘에서 쉬어가기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길이..점거농성 들어간 사이 딸아이가 혼자 앓다가 학교를 결석했다는 소식을 뒤늦게
선생님께 들었던 어떤 엄마가 피눈물을 흘리며 걸었던 길임을, 해고된 사실을 시부모님께
숨기고 결혼을 한 새댁이 만삭의 임산부가 되어 숨 몰아쉬며 걸었던 길임을, 비정규직에
해고자에 장애를 지닌 몸으로도 세상 가장 반듯한 걸음으로 걸었던 길임을, 이 서럽도록
푸르른 봄날에 다 접어둔 겨울옷을 다시 꺼내 이번엔 노숙 배낭을 꾸리는 딸을 말리지도
붙잡지도 못하는 부모님의 눈물이 흐르는 길임을, 그냥 있던 자리에 있게 해달라는 요구
하나를 위해 수많은 시간들을 울어야 했던 스물 네 명의 한이 서린 길임을, 노동자는 하나
다\ 조끼를 유서처럼 지니고 날마다 지하철 선로에 뛰어내리는 심정으로 걸었던 길임을, 세
상은 다 잊어도 우리는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그 길을 수도 없이 걸으며 비정규직 철폐! 고용승계 쟁취 !를 외치고 또 외치며 걸었던 무
수한 발걸음들을 그 뜨거운 가슴들을 우리는 잊는다 해도 길은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처음엔 그토록 막막하고 신산스럽기만 하던 천막이 지금은 마치 천국처럼 생각되듯이, 뼛
속까지 바람이 스미고 핏줄마다 이슬이 흐르는 듯한 이 노숙투쟁이 그리워질 만큼 또 다
른 한계상황이 온다 해도 피하지 않을 용기를 우리는 이 길 위에서 배웠습니다.
내가 열 걸음을 걷지 않으면 누군가가 백 걸음을 걸어야 한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빨리 가는 방법도 모르고 지름길도 몰라 그저 걷고 또 걸을 뿐이지만 언젠가는 이르게 되
겠지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소리 높여 외치지 않더라도 비정규직이 없어지는 세상.
하루에도 수백 번씩 기도하지 않더라도 정의가 상식이 되는 세상.
그날까지 서로 손잡고 아픈 다리 주물러 주며 우리는 걷고 또 걸을 것입니다.
- 황이라의 글




지하철매표소 비정규해고노동자들의 노숙투쟁 9일째인 오늘, 지역의 많은 동지들 200여명
이 서면 아이언시티 앞에 집결하였습니다.
골목을 가득 메운 동지들의 연대로 힘찬 집회투쟁이 시작 되었습니다.
오늘은 경찰들도 완전무장, 하이바 쓰고 방패 들고 전투준비를 충분히 하고는 시위대를 맞
이하였습니다.
한판 제대로 붙지도 못하고 저들이 건물 안으로 빠져버리는 바람에 김새긴 했지만, 부지
매 대표단 5명은 건물 안 전투경찰 병력을 뚫고 당당히 들어갔습니다.
고용승계에 대한 답변요청과, 선거사무실농성관련 고발건에 대한 철회를 요구하는 항의서
한을 전달하였고, 다음주 월요일까지 고발건에 대해 철회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아직까지 허남식 시장은 고용승계에 대한 답변에 시원하게 입을 열지 않고 있지만, 다음
주 토요일에 있을 부지매 고용승계 쟁취를 위한 민주노총부산지역본부 제4차 투쟁 결의대
회를 확실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전에도 서면 아이언시티 앞에서의 투쟁은 계속됩니다. 민주노총순환파업투쟁 일정과 대
책위 집중투쟁, 그리고 매일저녁 촛불시위...
\"시민안전 무시하는 부산시장 물러가라\"
\"청년실업 양산하는 부산시장 물러가라\"
\"부산시장 자격없다 허남식은 물러가라\"
- 들꽃 (일반노조)




이 땅의 노동자가 가져야할 가장 기본적인 것은 \ 직장에서 일하고 싶다\ 를 외치는 것이다.
자본의 논리로 그럴싸한 포장지에 싸여서 결정된 지하철 매표소 폐쇄와 뒤따른 해고....
그리고 그 자리에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자동발매기가 턱 허니 자리 잡고 있다.
그것에 대해 결정자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지하철 매표소 해고 노동자 동지들에게
는 자신들 뿐만아니라 그들 가족의 생계를 끊는 청천벽력과 같은 결정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말없이 돈만 넣으면 내뱉는 지하철승차표 한 장을 쉽게 지나칠 수
있을지 모르나, 우리 사회를 이렇게 인간의 정을 느낄 틈도 주지 않고 일만 시키며 무관심
하게 만든 자본가들은 이것을 즐기고 있지는 않을런지....
이 싸움이 그들만의 싸움이 되지 않게 나의 마음을 굳건히 다져본다.
- 대우버스MU



부산시 홈페이지 http://www.busan.go.kr/
부산교통공사 홈페이지 http://www.subway.busan.kr
부산시장 홈페이지 http://www.lovebusan.co.kr/

[부지매 활동 보기]
부지매 다음카페 http://cafe.daum.net/Busansubway



[부지매 집단해고 208일째 / 고용승계 투쟁 9개월째 / 천막농성 126일째 / 노숙투쟁 9일
째]
부/산지역 일반노조 지/하철 비정규직 매/표소 해고노동자 현장위원회 [부지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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