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의회 Busan Metropolitan Council

 2013년 7월 15일 오후 2시 부산시의회 제 229회 임시회 시정에 관한 질문에서 황상주 교육의원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기부문화에 대하여, 나눔을 실천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전제하고, 이를 정착시켜나가기 위해 선결되어야 할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기부금품이 접수 및 사용될 때 기부자의 숭고한 뜻이 훼손되지 않도록 법적, 제도적 행정이 뒷받침되고 관리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대에 305억 원을 기부한 송금조회장의 경우, 기부자는 자신의 뜻과 다르게 기부금이 사용되고 있다고 민사소송을 해가면서까지 문제를 제기했지만 아직도 납득할 만한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모 잡지 기사를 인용하면서 황의원은, 기부금 사용은 매번 사용 시마다 지역 교육지원청의 승인을 받게 되어 있는데, 승인과정에서 공무원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항인 기부자의 기부목적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수년간 이런 기회가 있었음에도 확인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은 행정기관의 잘못이었다고 한다. 교육지원청에 제출된 승인심사 의뢰서에 첨부된 기부약정서의 기부자 인적사항이 검게 덧칠되어 지워져 있었음에도 행정 담당자가 이를 확인해 보지 않았고, 이것이 수년간 지속되었다는 점은 행정상의 단순 실수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기부관련 행정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기부금품의 사용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다. 부산시 행정 역시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기부문화정착을 위하여 복지, 문화, 예술, 교육 등 관련법에 따라 복잡하게 나열되어 있는 기부관련 행정을 총괄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전담부서 신설이나 적어도 1인 이상의 전담인력 배치를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한편, 현행 교육청의 기부관련 행정에 대하여도, 기부금품의 모금방식, 심사, 사용, 내역서 작성, 공개 방식 등이 적법하지 않으며, 이로 인하여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현 교육청은, 기부로 해야 할 사업을 기획까지 함으로써, 사업추진을 위하여는, 자발적 기탁을 기다리기 보다는, 당연히 모집행위가 따를 수밖에 없는 기부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는, 기부금품을 모집할 수 없는 행정기관이 모집에 관여함으로써, 명백한 불법이므로 이를 수정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기부심사 의뢰 내역을 보면, 작년 214여 억 원의 기부금품을 접수했다는 교육청이 실제 부산시에 심사의뢰한 액수는 3억800만원에 그치고 있으며, 심사 과정에서도 법의 테두리를 완전히 벗어나 있다고 한다. 즉, 심사의뢰된 기부금품마저 부산시로부터 승인통보 이전에 이미 금품을 접수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사용 집행을 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사용 후, 사용내역서 작성과 일반인 공개의무 역시 법률에 명시되어 있지만, 단 한 번도 관련 결산서나 회계보고서 등이 작성된 바는 없다고 한다.

  현행법에 의하면, 기부심사 승인 없이 금품을 접수하는 행위, 감사보고서 및 사용명세 보고서 미작성 행위, 공개의무 위반 등은 모두 3년 이하 혹은 3천만원 이하의 벌칙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 했다. 또한 자발적 기탁이 아닌, 모집행위 역시 1년 혹은 1천만원 이하의 벌칙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국가행정기관이 이렇게 허술하게 기부금품을 사용, 관리, 감독한다면 과연 시민들이 믿고 기부할 수 있겠가 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이 모든 행정상의 잘못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기부금품을 교육청이 확보하여 예하 기관이나 학교에 나누어주는 하향식 기부방식은 한 해 210여억 원이나 되는 기부금품이 마치 교육청 금고 속의 돈인 양 인식될 가능성 때문에 때로는 기부의 숭고한 뜻이 교육청 권력의 힘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며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현재의 기부모금 방식을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의 방식은, 과거 업스쿨 형태와는 달리, 학교 교육현장의 기부 소요가 반영되기 어렵고, 교육청이 중재 및 통제자 역할을 하게 되어, 기부자의 기부목적마저 왜곡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이는 기부자 불신으로 이어지고 종국에는 교육기부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현 기부정책을 과거와 같이 학교 주도형으로 전환하고 각종 행정상의 문제점들을 보완해 줄 것을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