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교육청은 약속을 꼭 지켜주세요 게시글 상세보기
부산시 교육청은 약속을 꼭 지켜주세요

김** 2008.02.03 조회수 : 980

저는 부산에서 일하고 있는 방과 후 보육교사입니다. 적은 보수를 받고, 저소득층과 맞벌
이 부부의 자녀들을 보살피고 있습니다. 저희 보육교사들은 내 아이처럼 이 아이들을 가
르치고 먹입니다. 제가 크게 돈을 벌 목적이었다면 굳이 이 힘든 길을 선택하지 않았을
겁니다. 다만 이 맑은 아이들과 함께함이 행복하고, 저희가 가진 교육적 역량을 자라나
는 새싹들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순수한 욕심에서입니다.

그런데 이런 저희의 노력과 열망을 꺾은 것은 다름 아닌 부산시 교육청이었습니다. 작년
4월경 교육청은 저희 보육교사들의 월급을 7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삭감하였습니다. 게다
가 계약 종료와 해고 등이 용이하도록 ‘교사’였던 호칭도 계속해서 변경하였습니다. 보
육교사에서 보육 도우미, 이제는 보육 강사가 되었지요.

결국 작년 12월에는 대부분의 보육교사에게 해고 통보가 날아갔습니다. 2년 이상 근무를
하면 무기계약을 하게 되므로 올 2월에 직장을 나가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저희의
빈 자리에는 현직 교사를 두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큰 가산점을 주고 보육실을 맡기
겠다는 것입니다. 현직 교사들에게는 오전의 정규 수업이 있는데, 수업을 마친 후 피곤하
고 지칠 오후에, 힘든 보육실의 관리마저 맡기는 것은 아이들을 위해서도 온당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기존에 있던 보육교사들에게는 아무런 대책을 내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희 보육교사들은 부당한 부산시 교육청의 행정을 언론을 비롯한 청와대, 인수
위, 교육인적자원부 등 여기저기에 부당 해고를 알리고, 노조에 가입하여 저희 입장을 호
소하였습니다.

이렇게 여론화가 되고 나서야 면담을 외면하던 교육청에서 급히 면담 날짜를 정하여 1월
29일, 극적으로 노조와 합의 약속을 했습니다.

이미 계약 만료된 교사와 2월 계약이 만료되는 보육교사를 119개교에 순환 배치한다는 내
용과 보육교사 연수에 관한 공문이 내려오더군요.


다음은 저희와 합의한 1월 29일자 공문 내용입니다.

*29일 노조와 합의한 공문내용

-보육강사 쓰고 있는 119개교는 기존 보육강사가 계속하여 운영한다.

-신설학교 30개교만 현직교사 배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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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르면 저희는, 계속해서 현 교실에 머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교육청은 이틀
후인 2월 1일 다음과 같은 공문으로 저희의 남은 힘마저 모두 앗아가 버렸습니다.

1) 보육강사 필수 활용 학교(현직교사 활용 제외 학교)

- 교육력 제고를 위한 승진가산점 부여 대상학교(인사특구지역)

- 농어촌교육 진흥을 위한 가산점 대상학교(강서구, 기장군)

- 교육인적자원부 및 시교육청 지정 연구학교

* 현직교사 활용은 가능하나 승진가산점 등 인센티브 부여 불가

- 2실(야간보육교실 포함) 운영 학교의 경우 1실은 보육강사 활용

2) 보육강사 활용 시 유의사항

- 계약은 반드시 1년 단위로 하되, 2년간 재계약 활용 가능하나, 2년이 경
과 후 재계약시 무기계약으로 자동 전환됨에 따라 계약을 종료하고 타학교 추천

위의 사항을 어기고 어제날짜(2/1)일 공문에 현직교사가 원할 경우 현직교사 우선 채용
하고 보육강사 다른 곳으로 순환배치 한다. (인사 특구지역 및 연구학교 등56개 학교는
인센티브가 없어서 교사들이 지원하지 않음)

이 공문에 따르면 저희는 해고통보를 받은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현직교사가 하
겠다고 하면 기존 보육강사는 자리 내주고 교육청이 가라는 곳으로 가야 하기 때문입니
다. 어디로 보내질지, 언제 보내질지도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현직교사들에게 인
센티브로 제공되는 가산점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저희가 돌봐왔던 아이들을 떠나야만
할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부산시 교육청은 방과 후 보육교사들의 노고를 저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대한민국과 부산
시의 아이들을 위해 이토록 힘써온 저희들입니다.

가정이 힘들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는 아이들, 집에 아무도 없어서 방치될 아이들을 내
아이처럼 아끼고 돌보는 보육교사들이야말로 현직교사들이 채울 수 없는 자리를 튼튼하
게 받쳐줄 이들입니다.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이 곳, 이 아이들의 곁을 제가 떠나
지 않을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아이들에게는 저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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