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브랜드 파워와 무관한 국내용 주장 2 게시글 상세보기
항만브랜드 파워와 무관한 국내용 주장 2

이** 2005.03.19 조회수 : 662

** 항만과 지역의 발전을 진심으로 바라는 뜻에서 올린 의견입니다. 활발한 토론과 의
견개진을 부탁드립니다만, 아래 내용을 자세히 읽지 않은 상태에서의 감정표출은 사양
합니다.

‘부산신항’ 주장은 항만브랜드 파워와 무관한 국내용에 불과 2
- 항만정책에 대한 이해부족과 지역이기주의가 빚은 합작품

이수호해양개발연구소
http://oceanlove.com.ne.kr

... 앞의 글에서 이어집니다.....

넷째, 최근에 매립지역의 해상경계 분쟁을 겪은후 전격적으로 항만명칭을 병기하기로
한 평택․당진항의 경우와 대규모 복합항만인 부산항의 사례는 다르다는 것이며, 이름
을 병기하고 있는 미국의 뉴욕-뉴저지항, 프랑스의 마르세이유-포항, 덴마크 스웨덴
의 코펜하겐-말뫼항과도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다. 부산항의 소속항만(Branch Port)의
위상을 가진 신항사업의 명칭이 ‘부산-진해신항’으로 한다면 아버지에 해당하는 부
산항과 이름이 중복됨은 물론 자치단체의 격이 다른 상태에서의 억지조합이다. ‘부
산-진해 경제자유구역’이 이미 이런 이름을 쓰고는 있다지만 아비와 아들이 같은 항
렬자를 쓰지 않는 것이나 외교사절의 영접에 동일한 위상의 관리가 나서는 이유는 자
존심이나 이유없는 관행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혼란과 불편을 막고 책임과 권한의
범위 내에서 효율적인 의논을 하자는 실리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대안이 아니다. 따라서 지역명칭을 쓰는 문제는 이미 부산항 내에 감천항과 다대
포항이 있으므로 문제가 되지 않으며, 격이 많지 않은 ‘부산-진해신항’이나 ‘부산-
경남신항’이 아닌 ‘진해-강서항’ 또는 그 반대의 경우가 합당하다.

다섯째, 새로 조성되는 항만에 소속된 3개의 컨테이너부두의 계획상 명칭의 문제이
다. 양 시도의 주장에 의해 가려져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이 문제는 실재 물동량
이 수출입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실재적인 이름으로 시급히 검토 및 해결해야 할 과
제라는 점이다. 3개를 모두 하나의 컨테이너부두로 묶는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겠지만
계획상 구분된 기존 방위를 적용한 남 북 서컨테이너부두란 명칭을 사용하게 된다면
한 단계 높은 위상을 가진 남항 북항과 혼돈의 염려가 있으므로 북항이나 감천항에 위
치한 컨테이너부두와 마찬가지로 지역명칭을 사용하여 용원 웅동 가덕 컨테이너부두
로 한다면 지명의 사용을 원하는 지역주민들의 의견도 자연스럽게 수용이 가능하고 항
만의 운용에도 대과가 없으리라 생각된다.

실재 수많은 컨테이너부두와 일반부두로 구분되어 있는 북항의 경우 항만지원 정책과
정을 제외하면 그 이름이 점차 사문화되어 간다는 측면에서도 부산항에서의 하위항만
또는 부두의 실재적인 이름의 중요성은 개별 부두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항만정보를
다루는 Busanportall이란 웹사이트(http://www.busanportall.net)에 찾아가 보면 ‘북
항’이란 이름은 없고 다만 북항 내의 각 부두들이 컨테이너와 일반 부두로 소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 사이트에서는 ‘부산신항사업’을 자성대부두 신선대
부두와 동일한 위상으로 소개하고 있어 북항과 같은 위상으로 다루고 있는 부산지방해
양수산청과 다르게 구분하고 있어 전문기관조차도 항만에 대한 인식이 혼란스러움을
보여 주고 있다.

여섯째, ‘부산-진해신항’ 또는 ‘진해신항’을 강력히 고수하고 있는 경남의 입장
은 그동안 부산과의 관계에서 더 이상 양보만 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해는
되지만, 비록 일부이나 부산시역이 포함되는 이 사업의 명칭을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
지 않고서는 경남이 주장하는 ‘진해신항’으로 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직시하
였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부산-진해신항’은 원칙에 합당하지않으니 논외로 하고,
화합과 공동번영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부산시가 ‘진해신항’을 받아들여주기를 바
라지만 여의치 못할 경우 부산항의 소속항만을 명칭을 정할 때 적용된 항렬에 해당되
는 방위개념을 사용하여 ‘서항’으로 하거나, 진해항(기존 진해항은 마산항계에 속하
고 있음)의 외곽임과 동시에 부산항의 외곽이란 의미를 함께 쓸 수 있는 ‘외항’으
로 하는 안이나 각자가 한 발씩 물러서 ‘진해-강서항’으로 하는 것도 부산항의 기능
을 해치지 않고 깊어진 양측의 감정의 골을 메워줄 대안으로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안수립과정의 부적절함이다. 문제해결의 마지막 결정권과 책임을 가지
고 있는 해양수산부는 사안의 시급성을 인정하고 시도간의 시한부 합의가 불가능할 경
우 전문가들의 의견수렴과 업계종사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직권조정하겠다는 입장을 흘
렸다가 양시도 및 정치인들의 강력한 반발에 주춤한 상태이다.

그러나 앞서 설명했듯이 항만정책은 육지에 익숙한 우리들이 그 특성을 제대로 따져보
지도 않고 설문조사와 같은 인기투표로 성급히 결정내릴 수 있는 사안도 아니고,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운용효율성을 무시하고 당사자들의 이해관
계에 좌우되거나 정치논리에 따라가서도 안될 일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활발한 운영을 통해 나온 몇가지 결
론들을 요약한 다음 이해당사자와 3자가 참여하는 공청회를 통해 검증한 이후 이해당
사자들이 최종 합의조정하여 결정하도록 서둘러야 할 것이다.

지금 ‘부산신항사업’의 명칭결정과 관련하여 지역연고를 주장하며 보도자료와 현수
막을 통해 목소리를 키우는 시민단체나 이익단체들이 우후죽순 나타나고 있지만 뚜렷
한 실체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며 또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이익
단체 또한 전무한 형편이다. 이런 모습들은 행정기관도 별반 다를 바 없으며, 언론기
관 또한 중앙지는 입을 닫고 누가 이기나 관전에 열중하고 있고 지방지들은 자신이 기
반을 둔 지역의 인사들의 주장들을 확대재생산하는데 분주하다.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이나 지역발전을 통해 혜택을 더불어 누리고자하는 기대를 탓할
사람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전후사정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자신만의
주장을 일관하거나 주위를 선동하여 정치적 목적이나 유명세를 취하려고 한다면 이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더구나 사심을 떠난다면 충분히 합리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음에
도 불구하고 논란을 계속하고 있는 ‘부산신항사업’의 명칭논란이 못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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